'청담동 며느리룩'도 바꾼 토즈 首長 알레산드라 파키네티
그녀가 내세운 무기는 극상의 우아함이다. 바삭거리는 흰 셔츠, 넓은 허리띠, 길게 떨어지는 부드러운 치마, 단단한 형태의 코트까지・・・
파키네티를 최근 밀라노에서 만났다. 그는 “대중은 언제나 세월을 초월한 우아함에 목말라한다. 난 그 갈증을 건드려준 것뿐”이라며 싱긋 웃었다. “어차피 완벽하게 다른 디자인이란 없다. 난 그저 토즈의 모든 자료와 기록을 다시 해석하고 연구했고, 무엇을 바꾸고 비틀 것인지를 찾았을 뿐이다.”
파키네티가 “비틀었다”는 소재는 다름 아닌 가죽. 가죽은 묵직하다. 가방이나 신발 소재로는 적절할지 몰라도 모든 옷에 쓰기엔 부담스러울 수 있다. 그러나 파키네티는 “가죽을 면(綿)처럼 단순하고도 무심하게, 다시 말해 대담하게 쓸 수 있다면 분명히 획기적인 디자인이 나올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”고 말했다.
술(fringe) 장식에도 주목했다. “가죽의 무거움을 중화하고, 깃털과도 같은 부드러움을 더한다. 여성의 진짜 매력은 ‘누구와도 닮지 않아 보일 때’ ‘어떤 순간에도 물처럼 부드러워 보일 때’ 나온다. 그걸 술 장식으로 표현했다.”
파키네티에게 마지막으로 물었다. “어떤 순간에도 우아하고 부드러워지기란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지 않으냐”고.
파키네티는 “결국 자신감의 문제” 라며 이렇게 덧붙였다. “내가 누구인지 안다면 두려울 게 없다. 내게 딱 세 벌의 옷을 고르라면, 흰 셔츠, 선(線)이 날카로운 검정 재킷, 그리고 살구색 시폰 드레스를 택할 것이다. 그게 가장 나다우니까. 발톱을 세우지 않아도 이미 승자가 되니까. 우아함이란 그런 대담한 속에서 나온다.”