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미디어의 황제

‘미디어의 황제’ 섬너 레드스톤(Sumner Redstone ・ 85) 바이어컴(Viacom) 회장과의 인터뷰는 오전 11시 정각, 화창한 햇살이 가득 비치는 서울 파크하얏트호텔 스위트룸에서 이뤄졌다.
기자가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그는 부회장과 사장 등 최고 경영진 3~4명과 대화하고 있었다. 사실 대화라기보다는 레드스톤 회장이 혼자 화가 나서 야단을 치는 듯했다. “도대체 어떻게 됐다는거야! 뭐야, 설명해 봐!” 그의 목소리가 더 커지자 홍보 담당자는 기자에게 “3분만 밖에 나가 있자”고 부탁했다.
다시 돌아왔을 때 그는 다소 진정돼 있었다.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기자는 그의 자선전에 사인을 부탁했다. 그러자 그는 활짝 웃으며 장문(長文)의 안부 인사를 적기 시작했다. 오른손이 불편해 연필을 잡는 것 조차도 힘들어 보였다. 1979년 보스턴호텔 화재 사건 때, 1시간을 난간에 매달려 있으면서 입은 화상(火傷) 때문이다. 당시 그는 몇 안 되는 생존자 중 한 명 이었고, 병원에서 ‘오늘을 넘기지 못하겠다’는 선고를 받았었다.
“글씨를 못 알아 보겠으면, 나더러 읽어달라고 해.” 레드스톤 회장이 윙크를 하며 말했다.